韓美日 간 기술격차
일본이 1853년 미국의 압력으로 개항한 후 일본 지도자들은 자국의 후진성을 절감하고.
서구를 쫓아가기 위해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기 힘든 수준의 국가적 노력을 경주했다.
유럽과 미국에 사람을 보내 기술을 배우게 했을 뿐 아니라 서구의 제도 법률 군사조직을 도입해 환골탈태를 시도했다.
그러나 일본이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일본의 1인당 소득은 구매력 기준으로 개항 당시 미국의 32%였고, 태평양전쟁 직전인
1940년에도 미국의 35%에 머물렀다(갭마인더 데이터).
격차를 유지하며 따라가는 정도였다.
패전 직후 일본의 1인당 소득은 미국의 10%로 추락하지만 6·25전쟁 특수를 발판으로 한 고도성장과 함께 본격적인 추격을 시작해 1970년에는 미국의 61%, 1981년에는 70%,
그리고 1991년에는 86%로 정점을 찍게 된다.
이후 격차는 다시 벌어져 지난해 2018년 일본의 1인당 소득은 미국의 71%였다.
우리는 어떤가. 일본이 개항할 때 조선의 1인당 소득은 일본의 48%였다.
1940년에는 일본의 33%였으니 일제강점기에도 일본과의 격차는 컸다.
본격적인 추격은 1970년대 이후 이뤄지는데, 한국의 1인당 소득은 1991년 일본의 41%, 2000년 61%, 2004년 70%, 2009년 83%, 2014년 90%, 2018년 94%가 됐다.
이 추세로 가면 몇 년 후 일본을 추월한다.
물론 쉽게 낙관할 일은 아니다. 국민소득은 경제의 실력, 즉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일 수 있다.
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120개 중점과학기술에 대해 조사한 ‘2018년 기술수준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고를 100이라 할 때 미국은 100점, 유럽연합(EU)은 95점, 일본은 88점, 한국은 77점, 중국은 76점이다.
미국이 대부분의 핵심 기술에서 절대강자 지위를 유지하며 EU와 함께 선도그룹을 이끌고 있다. 일본은 선도그룹이면서 추격그룹에도 한 발을 걸치고 있고, 한국은 초정밀 디스플레이(98점), 초고집적 반도체(94점) 등 몇 개가 최첨단에 가깝지만 많은 분야에서 추격자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한국 기술 중 세계 최고에 근접한 것들을 정확히 겨냥했다.
88점(일본)이 77점(한국)에게 자기 허락 없이는 우등생 클럽에 들어올 수 없다고 경고하는 모양새다.
산업혁명 이후 기술 선도국 클럽에는 서구 국가만 있었다.
20세기 후반에 비서구 국가로는 유일하게 일본이 들어갔다.
한국은 그런 일본을 선진 기술을 받아들이는 통로로 활용한 면이 있고, 그 결과 일제 소재, 부품에 많이 의존하게 됐다.
그 대신 일본은 막대한 무역흑자로 부를 축적했다.
그러나 이런 식의 분업구조는 이제 좋든 싫든 바뀔 수밖에 없게 됐다.
한국은 핵심 소재, 부품 국산화에 적극 투자하고 일본 이외의 기술 선도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길로 갈 수밖에 없다.
이런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까.
조정의 고통은 있겠지만 한국의 인적, 물적 역량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단, ‘한국인들은 국익보다 당파의 이익을 위해 서로 싸우는 종족이고 일본의 지도를 받아야만 발전할 수 있다’는 ‘식민사학’의 주술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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