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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테 신 흥부전(新 興夫傳) (11회)

메옹 2020. 2. 9. 20:12

신 흥부전(新 興夫傳) (11회)


계속되는 놀부의 재앙.

계속되는  재앙에도 불구하고
생금이 가득 들었다는 박을 찾기위한 놀부의 노력은 계속 되었으니,

왈패 패거리에 당해 ,
성치 못한 몸을 이끌고도 허욕을 버리지 못한 놀부,

당장에 수가 터질 줄로 알고
엉금엉금  동산으로 기어 올라가 다시 박 한통을 따가지고 내려오는 것이었다.

그리곤 주춤거리는 인부를 달래어,

"슬근슬근 톱질이야,
어서 밀고 당기어라 톱질이야."

재촉하니
마뜩하지 않던 인부들 ..

받은 품 삯 때문에 할수 없이 박을 켠다.

이윽고 슬근 쓱싹..
박이 쪼개졌는데,
팔도 소경이란 소경은 다 뭉쳐 나오는데 ..

소경들이 손에 잡은  길잡이 막대기를 딱딱  거리며 ,

눈을 희번떡 거리고 내달아 꾸짓는다.

"이놈 놀부야 !
날려느냐 ?
가려느냐 ?
네놈이 어디로 갈 거냐 ?"

"너를 잡으려고
안남산,  밖남산,
구계동,  쌍계동,  면면 촌촌(面面村村)을 얼레빗과 참빗으로  빗듯이 
샅샅이,

틈틈이 두루 널리 찾아 다녔는데 오늘에 이르러서야 이곳에서 만났구나 !"

"네 우리들의 수단을 한번 보렷다 !"

그러면서  구절(九節) 지팡 막대를 휘둘러 대는데 ,
개똥 뭍은 것도 있었다.

놀부놈 어찌 할바 몰라 ,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하는데,
눈에 익은 소경이 앞에 있었다.

"얼마전 필자가 쓴 글, "심청전"에 나온 심봉사가  아니오?"

"그렇소 내가 심학규(沈鶴奎)요"​ 

"아이고 반갑소,
내가 그 글을 읽으며 매우 애통했던 사람이오.

이런 정을 생각해서 제발 말려주시오."

"나는 잘 모르겠소.
오늘은 필자가 특별 출연을 요청해서 나왔으니"..

심학규 뺀줄뺀줄 대답하며,
곤란한듯  놀부놈을 피하여 다른 소경 틈으로 쑥 들어가 버린다.



물에 빠진 놀부놈,  
지푸라기 조차 잡질 못했으니 어떡하랴 ..

놀부가 이곳 저곳으로 몸을 피해 보지만 ,
앞 못보는 소경들은 서로 점을치며 놀부가 도망간 곳을

눈 뜬 성한 사람보다 더 잘 찾아 낸다.

"놀부놈 뒷간에 숨었다 !

소리치니 

놀부는 황급히 도망쳐서

이번에는 사랑채로 들어 가니,

금새 알아 차리고 또 소리친다." 

"놀부놈이 사랑채로 도망갔다!"

이렇듯,
눈 먼 장님들이 쪽집게 도사 처럼 놀부 도망을 간 곳을 귀신처럼 맞혀 내니,

놀부놈 더이상 달아나지 못하고 애걸 하는데,

"여보 장님네들,
이게 웬일이오 ?
사람 살려 주오 ,
무슨 일이든 분부대로 하리다."

소경들이 그제서야 놀부를  놓아 주고 북을 두드리며 경을 읽더니,

놀부놈을 지팡이 두드리듯
함부로 치니 놀부놈은 견디다 못해 돈 오천 냥을 내어주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집안에 돈이라곤 한 푼 남은 게없이 가산을 탕진했으니 이젠 살아갈 길이 막막하구나 !"

"이왕 시작한 일이니 끝까지 해보면 설마하니 끝에 가서야 길한 일이 없으랴? 

또 한,
생금이 가득든 박도 한통 있다고 했으니 끝가지 가보자 !"

하고 다시 동산으로 올라가 박 한 통을 따오는데,

"이번 박은 겉을 보건대 빛이 희고 좋으니 이 속엔 응당 보화가 들었을 것이니 정성 들여 타보자!"

이렇게 한동안 슬근슬근 켜보다가 궁금증이 나서 귀를 기울여 가만히 들어보니

박 속에서 우뢰 같은
소리가 진동하며 ,

"비로라 !
비로라 !"
하므로 무더기로 큰 탈이 나는 줄 알고 박 타던 삯꾼이
톱을 내던지고 달아나려 하자 ,

다시 박 속에서 우뢰 같은 호령이 터져 나왔다.

"나는 연(燕) 나라 사람 장비(張飛)인데 네가 만일 박을 아니 켜면 무사하지 못하리라."

놀부가 장비라는 말을 듣더니 매우 놀란듯 ,
목구멍으로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말을 하는데,

"이를 장차 어찌하면 좋은가 ?

이번엔 바칠 돈도 없으니 죽는 도리밖엔 없나 보다."

박을 타던 인부가 비웃으며 말을 받는데,

"너는 네 죄로 죽거니와 내야 무슨 죄로 죽는단 말이냐 ?

그런말 다시 하다가는 내손에 먼저 죽을 줄 알아라 !"



"허튼 소리 말고, 어서 타던 박이나 마저 타서 하회(下回)나 보세."

놀부가 할 수 없이 마저 타고 보니 별안간 대장군 한 사람이 와락 뛰어 나오는데

 얼굴은 숯 먹을 갈아 끼얹은 듯 온통 새카만 것이

제비 턱에 고리 눈을 부릅뜨고서
장팔 사모 큰 창을 눈 위로 
번쩍 들고 인경 같은 소리를 우뢰와 같이 질러 대는데,

"이놈 놀부야,
네가 세상에 태어나
부모에겐 불효요,
형제에겐 불목하고 친척과는 불화하니

죄악이  네 털을 빼어 세어도 당치 못할 것이다.

천도(天道)가 어찌 무심할까 보냐. 옥황상제 께서 나를 시켜  너를
'모든 방법으로 한없는 죄를 씻게하라' 

하시기에 내가 특별히 왔으니 견뎌보아라."

그러고는 움파 같은 손으로 놀부의 덜미를 달려들어 잡고서 공기 놀리듯 하니,

놀부놈은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깨어나 울며  살려달라 애걸복걸 하였다.

"응당
너를 여러 토막 낼것 이로되 ,
십분 생각하고 용서하는 것이니 이후는 어진 동생 구박 말고

형제 화목하게 살도록 하여라."

장장군 이렇게 꾸짖고 홀연히 떠나갔다.
            
♦️다음 12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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