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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테 신 흥부전(新 興夫傳) (8회)

메옹 2020. 2. 6. 23:19

신 흥부전(新 興夫傳) (8회)  


놀부 박타기.

졸지에 뱀에게 물려 곤욕을 치룬 놀부,

황급히 집으로 돌아와

"뱀에 물렸다"
며 온 집안을 들끓게 했다.

종 놈이 황급히 불러온 주부가
침을 놓고,
석웅황을 바르자 한참만에 독기가 풀려 거동이 가능했다.

뱀 찾는 것을 포기한 놀부,

본인이 인 구렁이가 되기로 작정하고 제비 둥지에서 퍼득이는 새끼를
꺼내어 혀를 날름 거리면서

"이히히 ..내가 구렁이다"

하며 제비 새끼 다리를 "뚝" 분질렀다.

"여보 마누라 빨리 이리와 보오!" 

짐짓 큰 소리로 놀부처를 부르니,

놀부처가 버선 발로 뛰어 나오는데 손에는 조기 껍질과  청올치를 들고 있었다.

 

"불쌍하다 제비야.
어떤 몹쓸 대망이가 와서 네 다리를 분질렀느냐 ?"

하며 ,
흥부가 했던 것같이 조기 껍질로 부러진 발목을 싸고 청올치로 동여매어 제비집에 앉어 두었다.

그 제비 겨우 살아 남아 강남으로 돌아갈 때 하는 말이,

"원수 같은 놀부 놈아,
명년 춘삼월에 다시 와서 원수를 갚을 것이니 잘 있거라 지지 배배."

이듬해 춘삼월에 그 제비는 "보수박"이라 쓰인 박씨를 물고 돌아왔다.

놀부가 제비 돌아온 것을 보고 ,
입에 문 박씨를 풀 밭에 떨어 뜨리면 잃어 버릴까 겁이나서

삿갓을 뒤집어 들고 제비를 따라 다녔다.


"요리 휭~ 조리 휭~"

박씨를 입에 문 제비,
놀부집 마당 이곳 저곳을 쌩쌩 날아 다니는데,

뒤집은 삿갓을 손에 든 놀부
"오동동 오동동"
쫓아 다니기 바쁘다.

한참을 쫒던 놀부,
숨이 턱에 받쳤지만
부자가 될 욕심이 앞서 ,
힘든줄 모르고 제비를 쫒아 다녔다.

 
이윽고 제비가
박씨를 떨어 뜨렸는데 ..

"스트라이크" ..놀부가 받쳐든 삿갓 한 가운데였다.

한치 크기에 박씨에는 보수박이라 쓰였는데
무식한 놀부놈 그것을 알리 없이 ,

좋은 날을 받아
동편 처마 밑에 거름을 놓고 심으니 , 며칠 안되 순이 나고 넝쿨이 뻗고 박이 주렁주렁 열리게 되었다.

박 익기를 기다리는 애타는 놀부 , 매일 같이 박통을 들여다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어서어서 가을 바람이 불어라,
박 통 여물게" ..

그렁저렁 여름 석 달이 지나고
추석이 가까운 구월에 이르니

박은 한 통도 썩지않고 쇠뭉치 처럼   굳어졌다.

놀부는 큰 박 하나를  우선 따다 놓고 제 계집과 켜려 하였으나

그 박이 쇳덩이 처럼 딱딱 하므로 저희끼리는 할 수 없게 되자

목수와 힘깨나 쓰는 장정들을 불러 잘 먹인후,
스무냥씩 선금을  후히 주고 박을 켜게 하였다.

"어여라
흘근흘근 당기어라.
어이여 톱질이야" ..

" 슬근슬근 톱질하세..
쓱삭 쿡칵 톱질이야" ..

* 우리네 전래 노래중에 고된 노동을 할때 서로 위로하고 달래며 격려하는 노동요가 매우 많습니다.

  목도가,
못 줄 넘기는 소리,
박 타는 노래..
얼마전 까지 이런 전래 노래를 프로그램 중간에 짦막한 소개와 함께 들려 주던 라듸오 방송이 있었는데,

방송을 들을 기회가 점차 없어지기도 하였지만  들려주던 프로그램 조차 사라진것 같습니다.
매우 아쉽습니다.


"펑"~ ..

박이 툭 터지며 순간 , 
드라이 아이스 안개가 피어 오르는데

박 속에서 글 읽는 소리가 낭낭하게 나오면서
관을 쓴 늙은 양반,
갓을 쓴 젊은 양반 ,
초립 쓴 새 서방
도포 입은 도령이 꾸역꾸역 나왔다.

그러더니 난데 없이 놀부를 오랏줄로 결박하여 노송에 매 달더니
절굿공이로 짓찧었다.

"이놈 놀부야 !

네 아비 개불이와 네 어미 똥녀가 댁종으로 드난살이를 하다가

눈이 맞아 오밤중에 도망한지 수십 년이 되었는데

지금은 죽어 황천에 가있으니 도망 친 년 놈들이 남긴 찌꺼기인
새끼인 네가 죄 값을 치러야 한다.

어떠냐 ?
네 아비와 어미의 몸값이 삼천 냥이다.

절굿공이 아래 죽을래
돈으로  때울래 ?" 

하며 절굿공이를 사정없이 내리치는데 혼백 조차  
도망갈 형세라 ..

 

놀부 기겁하여

"네 네 삼천냥을 바치겠나이다"

할수 밖에 없었다.

"분부일랑 거두시고 용서하여 주옵소서." 

놀부놈이 삼천 냥을 들이 바쳤다.

"이 돈 삼천 냥은 용전으로 쓰겠거니와  떨어질 만하면 내 다시 오리라"

하고 사라졌다.

놀부 내외 기가 막힐 뿐 아니라 박 타는 삯꾼들도 어이없는 일 이라.

황망히 서 있다가,
놀부의 재촉으로 다시 두 번째 박을 타보았다.

(이번에는 흥부네 처럼, 금은 보화가 쏟아져 나오겠지..)

그러나,
두번째 박이 툭 터지고 나니

이번에는 가야금 든 놈,
소고 든 놈,
징 꽹과리 든 놈들이
우루루 몰려 나오더니,

"우리가 놀부 인심 좋다는 말 듣고 일부러 찾아 왔으니 한바탕 놀고 가세."

하고  쌀섬 내놔라,
술밥 내놔라,
돈 냥 내놔라 ,
가지고 나온 악기를 제멋대로
두들겨

"챙챙 꽝꽝"
거리며 정신 없이 날뛰니  
놀부 ,
그들에게 쌀섬을 내주고 술밥을 멕이고
돈 백냥을 쥐어주며
"어서 그만들 가시오"
  통 사정을 하였다.

금은 보화가 가득 들어있을 ,

세번째 박을 어서 타 보게 ..  

♦️다음 9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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