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복음과 묵상

2019년 11월 26일 화요일 복음묵상

메옹 2019. 8. 15. 10:46

2019년 11월 26일 화요일

[(녹)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복음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5-11

그때에

5 몇몇 사람이 성전을 두고, 그것이 아름다운 돌과 자원 예물로 꾸며졌다고 이야기하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6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

7 그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스승님, 그러면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또 그 일이 벌어지려고 할 때에 어떤 표징이 나타나겠습니까?”

8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

9 그리고 너희는 전쟁과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듣더라도 무서워하지 마라.
그러한 일이 반드시 먼저 벌어지겠지만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다.”

10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민족과 민족이 맞서 일어나고 나라와 나라가 맞서 일어나며,

11 큰 지진이 발생하고 곳곳에 기근과 전염병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무서운 일들과 큰 표징들이 일어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오늘의 묵상





​오늘 닥칠 최악의 상황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시작하라

1908년 독일에 살던 한 청년이 배고픔과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자살을 결심했습니다.

높은 건물에서 뛰어내리려고 하는데 너무 아플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목을 매려고 허리띠를 풀어 목욕탕 고리에 걸고,

의자 위에 올라가 목을 매단 후 의자를 발로 차버렸습니다.


그런데 허리띠가 낡아 끊어지는 바람에 죽지도 못하고 그냥 바닥에 처박혔습니다.

바로 그때 이런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다행이다. 죽을 뻔 했네.”

갑자기 감사한 마음이 일었습니다.

밖으로 나가 보니 조금 전과는 달리 모든 것이 희망차 보였습니다.

“그래, 다시 살아보자.”

그는 열심히 노력해서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됐습니다.

바로 쇼팽 음악의 최고 권위자인 루빈스타인의 이야기입니다.

세상에 ‘저 정도면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을 텐데!’라고 생각되는 사람들도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권력의 최상위에 오른 정치인도, 엄청난 부를 자랑하는 사업가도,

큰 인기를 누리는 연예인도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목숨을 끊는 이유는 당연히 삶이 힘겹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아무리 호화롭게 보여도 그 사람은 큰 고통을 감내하며

견디고 있는 것입니다.

겉모양이 삶의 질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 제자들은 예루살렘 성전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겉모습만 보지 말라고 하시며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은 깜짝 놀라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날 것인지,

그 일이 일어나기 전의 표징은 무엇일지 예수님께 묻습니다.


예수님은 수많은 고통스러운 상황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 때문에 두려움에 휩싸이지 말라고 하십니다.

우리 각자도 하나의 성전입니다.

하느님을 모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전이 허물어지는 때는 그 성전에 모셔야 할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일 때입니다.

그분이 나의 주인이 아니라 내가 나의 주인으로 살 때 성전은 뱀의 소굴이 되고

뱀의 소굴은 사람들에게 밟히게 됩니다.

이 세상도 하느님께서 계시는 큰 성전입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이 하느님보다는 자기 자신들을 섬길 때 자연이 파괴되고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결국은 종말을 맞게 될 것입니다.


예루살렘의 성전도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완전히 파괴되어

지금까지도 복구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먼저 우리 자신의 성전을 잘 지켜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이 이어지는 마지막 부분에 예수님께서 이런 충고로 마무리하십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리고 그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루카 21,34)

어떻게 이런 재난이 갑자기 닥치지 않게 할 수 있을까요?

그 방법에 대해서도 예수님은 명확히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 21,36)

오늘 당장 죽더라도 주님 앞에 설 수 있도록 기도하라는 말씀입니다.

주님 앞에 설 수 있는 힘은 ‘감사’입니다.


내가 누군가를 만날 때 그 사람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아직 그 사람을 인격적으로 만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죽음이 오더라도 그 죽음을 주신 주님께 감사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제가 본당에 있을 때 모든 신자분들께 감사 일기를 쓰라고 공책을 선물한 적이 있습니다.

한 분이 그 일기를 꾸준히 쓰셨습니다.


그 분이 공장에서 일하다 손가락 두 개가 기계에 들어가 잘렸을 때

그분은 곧바로 손가락이 부족한 손을 들고

“주님, 감사합니다. 손목이 아니라 손가락만 가져가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기도를 드리셨습니다.


감사가 몸에 배인 것입니다.

이렇게 기도해야 나에게 힘든 일이 닥칠 때 쓰러지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루살렘 성전처럼 완전히 멸망하지 않으려면

아침기도를 통해 오늘 하루 일어날 가장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합니다.


기도로 항상 감사할 수 있는 마음으로 깨어있을 때

나는 어떠한 시련에서도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는 굳건한 성전이 됩니다.

이것이 깨어 기도하는 삶이고

그런 사람들만이 인내로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58년 전 오늘이 없었어도

지금의 우리가 있을까

5·16은 이승만 건국과 함께 오늘의 한국 출발한 날
기적의 리더십 없었다면 지금 잘돼도 태국 정도일 것
역사를 있는 대로 인정해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오늘로 5·16 군사혁명 58년이다.

이날은 이승만의 건국과 함께 오늘의 한국이 시작된 출발점이다.

박정희 매도가 유행이지만 엄연한 역사를 바꾸지는 못한다.

세계 최빈국이던 우리가

미국 대통령이 '가장 부자인 나라'로 지목하게 됐다.

그래도 젊은이들은 '한국의 기적 드라마'를

고리타분한 얘기로 여긴다.

1958년생 필자는 청년 시절 전체가 한국 고도 성장기였지만

그 기억은 희미해지고 있다.

가슴 뛰던 자리엔 풍요 속의 갈등과 불만만이 가득하다.




최근 두 분이 보내준 글에서

잠시나마 기적의 역사를 다시 떠올려 보았다.

하나는 100여 년 전 우리 모습을 기록한 독일 여행가의 글이었다.

그가 본 서울은 집 5만채 대부분이 쓰러져가는 초가 흙집이었다.

 

'산업도 굴뚝도 유리창도 계단도 없는 도시.

극장 커피숍 찻집 공원 정원 이발소도 없는 도시.

집엔 가구도 없고 대소변을 집 앞 거리로

내다 버리는 도시.

모든 사람이 흰 옷을 입고 있는데 이보다

더 더러울 수 없고 인분 천지인 도시.

도시가 낙후된 태국, 버마, 캄보디아에도

높은 사원 하나는 있었지만 여긴 아예 없다.

 

남산서 본 서울은

땅바닥에 붙은 납작한 황토집들이 황무지 같은

광경을 이루고 나무조차 없다.

단 한 곳 오아시스 같은 곳이 있었지만

500년 왕조의 왕궁이란 말을 듣고

그 초라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여행가가

'형언할 수 없이 슬프면서도 기묘한 광경'이라 했던

그 나라는 곧 망해 세계 지도에서 없어졌다.

전쟁으로 폐허까지 됐다.

독일 여행가가 경악했던 바로 그 원시와 야만의 장소에

지금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시가 서 있다.

 

이 불가사의한 도약이 일어나던 때의 국민은

100년 전 흙집에 살며

대소변을 집 앞 길에 버리던 사람들의 아들딸과 손주다.

그대로였으면 지금 잘됐어도 태국 정도일 것이다.

기적의 리더십이 흙집 국가였던

1875년부터 일제강점기이던 1936년까지

연이어 태동했다.

이승만 1875년, 구인회 1907년, 이병철 1910년,

정주영 1915년, 박정희 1917년, 최종현 1929년, 김우중이

1936년에 태어났다.

 

한 세기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인물들이

50~60년 동안에 한꺼번에 태어나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이승만의 자유민주 건국과 농지개혁, 국민교육 제도 확립,

한미 동맹 쟁취의 바탕 위에서 박정희가 외자 도입,

수출입국, 전자·중화학 육성, 농촌 혁명 전략을 밀어붙였다.

 

수천년 농업 노예(노비) 국가를

근대 공업 국가로 탈바꿈시키는 기치였다.

박정희는 독일 방문 때 우리 광부들에게

"나라가 못살아 이국 땅 지하 수천 미터에서 일하는 것을 보니

가슴에서 피눈물이 납니다.

우리는 못살아도 후손에게는 잘사는 나라를 물려줍시다.

나도 열심히…" 라고 말하다 울음을 터뜨렸다.

광부들도 다 울었다.

그 현장 목격자 중엔

이 통곡 현장이

한국 기적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여럿 있다.

그 깃발 아래서 기업인들이 기적의 역사를 써나갔다.

"기업이 국민들 생활용품을 제대로 만드는 것도 애국이고

전쟁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구인회)

 

"수원 반도체 공장은 43만평으로 한다.

일본 히타치가 40만평이다.

언젠가 일본을 능가해야 하지 않나.

왜? 내 말이 틀리나?"(이병철)

 

"나는 땅에는 우리나라 자동차가, 바다엔 우리 배가 다니는

모습을 정말 보고 싶다."(정주영)

 

 "내 인생 80%는 인재 육성에 썼다.

인재는 석유 따위는 비교도 되지 않는 무한 국가 자원이다."(최종현)

"당신들 미국인은 우리를 이길 수 없다.

당신들은 하루 8시간 일하지만

우리는 24시간 일한다."(김우중)

다른 한 분은 문재인 대통령의 '수출 6000억달러 돌파'

언급을 듣고 편지를 보내 왔다.

'저는 60학번으로 1960년대 후반부터

해외 세일즈에 평생을 바친 사람입니다.

 

우리나라 수출이 몇 억불에 불과했던 시절

1만불, 2만불짜리 오더를 주워서라도 공장을 돌려야 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어떻게 수출을 입에 올립니까.

한 일이 무엇입니까.

세일즈차 방문한 40여 년 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는 지상낙원 같았습니다.

지금은 지옥 아닙니까.

우리가 그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할 뿐입니다.'

이 심정은 이해하나 모두 동의할 수는 없다.

민주화는 산업화와 함께 한국 기적의 두 축이다.

문 대통령과 같은 분들의 기여도 결코 폄훼될 수 없다.

다만 서로를 인정하고 사실은 사실대로,

역사는 역사대로 평가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지난 100 년 한국은 기적을 이뤘다.

인구 5000만 소득 3만달러 이상의 일곱 번째 나라가 됐다"며

 "일부에서 우리 역사를 그대로 보지 않고

대한민국의 성취를 폄훼하는 것은

자부심을 버리는 것이다.

 

긍정적 사고를 가질 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한마디도 버릴 것이 없다.

그 실천으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치졸한 박정희 욕보이기,

지우기부터 그만뒀으면 한다.


조선일보/2019.05.16

 

양상훈 주필

양상훈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