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복음과 묵상
2019년 4월 10일 수요일
[(자) 사순 제5주간 수요일]
복음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31-42
그때에
32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33 그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우리는 아브라함의 후손으로서 아무에게도 종노릇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찌 ‘너희가 자유롭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십니까?”
34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죄를 짓는 자는 누구나 죄의 종이다.
35 종은 언제까지나 집에 머무르지 못하지만, 아들은 언제까지나 집에 머무른다.
36 그러므로 아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면 너희는 정녕 자유롭게 될 것이다.
37 나는 너희가 아브라함의 후손임을 알고 있다. 그런데 너희는 나를 죽이려고 한다. 내 말이 너희 안에 있을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38 나는 내 아버지에게서 본 것을 이야기하고, 너희는 너희 아비에게서 들은 것을 실천한다.”
39 그들이 “우리 조상은 아브라함이오.” 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면 아브라함이 한 일을 따라 해야 할 것이다.
40 그런데 너희는 지금, 하느님에게서 들은 진리를 너희에게 이야기해 준 사람인 나를 죽이려고 한다. 아브라함은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
41 그러니 너희는 너희 아비가 한 일을 따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우리는 사생아가 아니오. 우리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느님이시오.”
4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하느님께서 너희 아버지시라면 너희가 나를 사랑할 것이다. 내가 하느님에게서 나와 여기에 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나 스스로 온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나를 보내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잠시 묵상한다 >
오늘의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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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을 때 속한 세상이 내가 사는 세상
대학생이었던 그는 집안 형편 때문에 취직을 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느 빵공장에서 입사시험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가난한 형편에 집안 살림까지 신경쓰다보니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습니다.
청년은 중간 부분까지는 시원스럽게 써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끝 부분이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취직할 다른 곳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빵 공장에서 편지가 날아왔습니다.
“점수 : 64점으로 합격, 직위 : 과장”
이 빵공장은 적어도 80점을 맞지 못하면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었는데,
64점으로 합격을 했을 뿐더러 과장 직위에까지 올랐으니 참 황당했습니다.
어쨌든 입사는 되었고, 청년은 성실하게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회사 사장님이 볼 일이 있다고 와달라는 호출이 들어왔습니다.
마침 그 합격통지서도 물어볼 겸 사장실로 달려갔습니다.
사장실 문을 열자, 사장님이 웃으면서 흐뭇하게 말하였습니다.
“나한테 이런 과장이 있다는 것이 너무 좋네. 앞으로 자네가 성실하게 일하면,
내가 직위를 사장직까지 올려주겠네!”
“아, 참. 그런데, 합격통지서엔 64점이라고 쓰여 있었는데요?”
사장은 시험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사장님의 눈길이 맨 마지막 문제에 쏠렸습니다.
“바로 이거네.”
청년은 시험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습니다.
문제는 ‘빵을 만드는 주원료는 무엇인가?’였습니다.
“아직도 모르겠나? 네가 ‘정성’이라고 답을 쓰지 않았나?”
어떤 회사에 남이 보지 않는데도 정성을 담고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그 회사를 자신의 회사처럼 생각하는 것입니다.
누구든 회사의 책임자라면 그 사람에게 회사를 맡기고 싶을 것이 당연합니다.
어제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은 위에서 오셨고 바리사이들은 아래에서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위에는 하느님이 계시고 아래에는 죄가 있습니다.
그리고 각자가 선택하고 속한 세상에서 영원히 살게 되리라고 하십니다.
내가 세상 것을 좋아하면 세상에 속하고 그 세상 것에 지배를 받으며 삽니다.
하늘에 속하면 하늘에 계신 분께 지배를 받습니다.
인간은 누구에게든 지배를 받아야합니다.
예수님도 하늘의 지배를 받으시는 분이셨습니다.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신다.
내가 언제나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요한 8,29)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들은 이 말에 자신들도 하느님을 아버지로 여긴다고 주장합니다.
“우리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느님이시오.”
우리 신앙인들도 특별히 ‘주님의 기도’를 통해 하느님을 아버지라 말하고 믿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하느님을 아버지라 여기고 지배받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만약 하느님을 아버지라 여긴다면 세상 것에는 지배를 받지 않고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할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할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그분께서 무엇을 원하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묻기도 합니다.
우선은 그분께서 뜻을 알려주려 파견하신 분을 믿어야합니다.
아버지께서 파견하신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러니 아버지를 사랑하면 예수님도 사랑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너희 아버지시라면 너희가 나를 사랑할 것이다.
내가 하느님에게서 나와 여기에 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나 스스로 온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나를 보내신 것이다.”
물론 지금 우리는 아드님도 눈으로 볼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아드님께서 파견하신 교회를 사랑하면 됩니다.
교회에서 시키는 일을 하면 예수님께서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고
하느님께서 시키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면 예수님께서 파견하신 교회를 사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교회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증명될까요?
바로 ‘정성’입니다.
정성은 남이 안 보더라도 보는 때와 똑같은 열정을 가지는 것을 말합니다.
내가 어느 세상에 속해있는가는 그래서 혼자 있을 때 더 잘 드러납니다.
혼자 있을 때도 교회의 사람으로 정성을 쏟는다면 참으로 교회의 주인인 것입니다.
내가 혼자 있을 때의 모습을 온 천하에 보여주어도 괜찮도록 살아야합니다.
하늘의 교회인 모든 천상 군단과 하느님께서 언제나 나의 모습을 다 보고 계십니다.
혼자 있을 때 내가 어느 세상에 속하는지 가장 잘 드러납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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