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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테 신 흥부전(新 興夫傳)(5회)

메옹 2020. 2. 5. 17:13

신 흥부전(新 興夫傳)(5회)   


자신의 처지를 먼저 돌아볼 것이어늘, 제비 걱정 먼저하는 흥부.

이때 마침 김부자 조카가 지나다가 흥부의 울음 소리를 듣고  찾아 들어와 묻는다.

"연서방,
주린 사람이 영문에 가서
모진 매를 맞고 온 모양이네,
우는 것을 보니"

그러자 흥부는 고지식한 사람이라 바른대로  털어 놓았다.

"운 것은
신세를 한탄하며 운 것이고
아파서 운 것은 아니오.
복이라고 닿지않아 ,

맞으러  영문에 갔다가 맞지도
못 하고 돌아왔소."

"나도 전후의 말은 들은바 있으되 자네는 참으로 마음씨만은 착한 사람일쎄.

하긴  매도 맞지않고 무사히 돌아 왔으니 돈 달랄수 있나 ?

한데 내가 마침 지닌 돈이
칠,팔 냥 있으니
이것으로 쌀말이나 팔아 먹소." 

하며 돈 냥을 털어 놓고 가는구나.

흥부는 그 돈으로 쌀 팔고 반찬을 사서 며칠은 살았으나 굶기는 마찬가지로 곧 다가 왔으니,

이 놈에 기막힌 팔자는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

하여 짚신 장사나 해보리라 하고 김동지 집으로 짚을 얻으러 갔다.

"자네도 불쌍 허이 !
형은 부자건만 자네는 이렇듯 가난하니 어찌  아니 측은한가?"

이러면서 김동지가 내주는 짚단을 얻어다가 짚신을 삼아 장에 내다팔고

그것으로 끼니를
이었으나 그도 한두 번이지 짚인들 매냥 얻을 염치가 있으랴 ?

(이렇듯 흥부는 장삿수완이 무식하기 짝 없는 인물 이었다.

본디 장사란 열을 들여 만들어
아홉에  팔게 되더라도 본전을 거두고 남는것을 써야 할것 이어늘,

흥부처럼  본전까지 홀랑 먹어 치우면  가난한 팔자를 영원히 벗어 날 수 없는 것이다)

한심한 위인 흥부 ,
곤궁한 생활을 탄식하며
또한 어린 자식들을 어루만지며 통곡하니

흥부 아내도 기가 막혀 땅을 치고 우는 모양이란 차마 눈 뜨고 볼수 없는 정경 이었다.

이렇게 세월을 보내고
춘삼월 좋은 계절을 맞이하니,
흥부는 배운 바 있어

약간의 식자가 들은 터라
비록 수숫대로 얼기 설기 엮어 지은 집이지만 입춘을 써 붙였다.

삼월 삼짓날이 되니
소상강에 노닐던 떼 기러기는
이제는 가노라고 공중에서 "끼룩"대고

강남의 제비는 나 왔다고
"재재" 대는데 ..
이 놈에 제비 보게 ,

고대 광실 넓고 틔인 집 을
놔두고 단칸 오막살이 흥부네 집에 와서 연실 지저귀며  집안 곳곳을 활강 돌아 보매 ,

흥부,
사돈 남 말 하는 데, 

"고당 화각 (高堂畵閣) 많건만 수숫대로 지은 집에 와서 네 집을 지었다가
오뉴월 장마철에 집이 만일 무너진다면 그 아니 낭패랴 ?

아무리 짐승일 망정 내 말을 듣고 좋은 집을 찾아가서 실팍하게 집을
짓고 새끼를 치려무나."

이같이 충고해도 제비가 듣지 않고 흙을 물어다 집을 짓고 새끼를 낳아 길러 내어 날기 공부를 한창
하던 때인 어느날 ,

큰 구렁이 한 놈이 별안간 달려들어 제비 새끼를 모조리 잡아 먹으니 흥부는  깜짝 놀랐다.

"흉악한 저 짐승아 ,
고량 진미가 많겠건만 하필이면 죄없는 새끼를 모조리
잡아 먹으니 너도
악착 같구나.

제비가 실로 불쌍 하구나.

저 제비 곡식은 먹지 않고
자라나서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은 뿐 더러
이듬해는 옛 주인을 찾아오는 정다운 새 이건만 ,

네 놈이 한순간 불쌍한 새끼를
먹어치워 부모 제비를 안타깝게 하니,
이런 경을 칠 .. 
네 이놈..

하며 칼을 들어 구렁이를 잡으려 할제,

둥지에 겨우 하나 남은 제비 새끼 한마리가 허공에서 뚝 떨어져 피를 흘리며 발발 떠는 것이다. 


흥부는 이를 보자 ,
펄쩍 뛰어 달려들어 제비 새끼를 두 손으로 고이 잡고 애처롭게 여겨 부러진 다리를
조기 껍질로 찬찬히 감고 아내를 불렀다.

"불쌍한 저 제비,
은왕성탕(銀王成湯) 은혜입어 금수를 사랑하리.
마누라 당사실  한 바람만 가져오게,
제비 다리 동여매게."

흥부 아내가 시집 올때 가지고 온 당사실을 급히 찾아내어 주니

흥부는 얼른 받아 제비 새끼의 상한
다리를  곱게 묶어 제비집에 넣어 주었다.

그랬더니 하루 지나고 이틀 지나 십 여일에 이르니 상한 다리가 제대로 소생된듯 날아 다니게
되었다.

그러면서  연실 재재 거리며 날아 다니는데 흥부 보기에 썩 좋아 보였다.

추풍이 소슬하니 불어오기 시작하는 어느날 ,

소상강 기러기는 다시 찾아 왔노라고

"끼룩"댈제 ..

제비는 이젠 강남 가노라며  떼 지어 공중 군무를 하는 폼이 흡사 흥부 가족에게
하직 인사를 하는 듯 하였다.


♦️다음 6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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